지성이 꾸민 재단 인사들 분열 작전이 제대로 통했다.
1일(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 연출 최정규)에서는 재단 인사 내 고립된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를 이용해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 정선아(김민정 분)와 대통령 허중세(백현진 분)에게 통쾌한 일격을 날린 강요한(지성 분)과 김가온(진영 분)의 법정 활극이 펼쳐졌다.
이날 강요한과 김가온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윤수현(박규영 분)과 엘리야(전채은 분)를 위협했던 죽창(이해운 분) 무리가 경찰청장의 지시로 전원 석방된 사실에 단순 선동 세력이 아님을 인지했다. 이들의 예상대로 죽창 뒤에는 허중세가 있었다.
정의를 표방해 무차별 폭행을 저지르고 대중을 선동하는 죽창을 시범 재판에 올려세우기로 한 강요한과 김가온은 죽창을 검거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죽창을 재판에 넘길 검찰의 기소가 필요한 상황에서 강요한은 차경희에게 협조를 제안하면서 정선아의 수상한 과거사를 증명할 자료를 넘겼다.
차경희가 자신의 아들을 만신창이로 만든 강요한을 협조한 배경에는 재단 인사들의 분열을 조장해온 강요한의 물밑작업이 있었다. 강요한은 재단 인사들 중 가장 적도 많고 파워도 센 차경희를 선제 공격함으로써 재단 무리들이 차경희를 소외시키도록 유도했다. 이를 모르는 차경희는 정선아가 주도 한 것이라 보았고 정선아를 쳐낼 자료들이 필요했던 차경희로서는 강요한이 던진 미끼를 덥썩 물 수밖에 없었다.
죽창을 애국 청년으로 포장하며 시범 재판을 맹비난하는 허중세와 죽창 지지자들의 요란한 목소리가 디스토피아에 울려 퍼진 가운데 재판은 기고만장한 죽창의 태도로 시작됐다. 스스로를 혁명가라 여기며 억지 논리를 펼치는 그에게선 이미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해 보였다.
죽창의 기세는 김가온에 의해 꺾이기 시작했다. 김가온은 죽창의 할머니, 학교 선생님 등 최측근을 인터뷰해 관심이 고픈 철없는 젊은이의 프레임을 씌워 우월감을 가뿐하게 벗겨냈다. 이어 혁명자금이라며 얻어낸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도 추궁, 암시장에서 총기나 폭탄 등 무기 구매에 사용한 것은 아니냐며 내란죄로 몰아세웠다. 그 순간 변호를 맡은 고인국(박형수 분)은 내란죄 적용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죽창의 사생활을 공개, 혁명자금을 좋아하는 VJ에게 바치는 데 탕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췄다.
이는 애국청년, 혁명가, 위험분자 등 대중이 바라보는 죽창의 거창한 이미지를 지질하고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키기 위한 김가온의 전략이었다. “피고인은 혁명가도 아니고 내란을 선동하는 위험분자도 아니다. 솔직히 이 법정에 세울 존재도 못 된다”라며 “비록 피고인의 죄질이 결코 작지 않지만 부디 갱생의 기회를 달라”는 고인국의 최종 변론은 죽창의 지질함에 쐐기를 박는 행위이자 김가온의 빅피처가 완벽하게 성공한 순간이었다.
한순간에 ‘국민 찌질이’가 된 죽창은 전자 발찌가 채워진 채 집행유예를 받아 자신이 괴롭혔던 사람들처럼 구타를 당하는 신세가 됐다. 재판은 완벽한 승리로 끝났지만 구타당하는 죽창의 영상들을 본 김가온의 면면에는 씁쓸함이 서려 있었다.
아울러 강요한으로부터 정선아의 과거사를 알게 된 차경희는 그녀를 찾아가 온갖 멸시와 조롱을 퍼부었다. 평정심이 산산조각이 난 정선아는 “강요한 찢어 죽여버릴 거야”라며 이전과 차원이 다른 살기(殺氣)를 드러내 공포감을 자아냈다.
한편 잔뜩 독기가 오른 정선아와 재단 인사들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거센 바람이 예고되는 디스토피아는 오는 7일 밤 9시에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