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차량 대여 전문 기업인 롯데렌탈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미래 모빌리티 1등 기업’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장·단기 렌터카뿐만 아니라 로봇 택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이동 방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는 2일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코스피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1,000억 원은 모빌리티에, 800억 원은 수익성이 높은 일반 렌털에 투자할 것”이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 금액(6,778억~8,509억 원) 중 최대 26.5%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2015년 KT렌탈을 롯데그룹이 인수해 출범했다. 롯데렌터카를 주축으로 단기 차량 공유 ‘그린카’, 일반 제품 대여 ‘묘미’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2,520억 원, 영업이익은 1,559억 원이다. 매출의 65.3%는 렌터카에서, 25.1%는 렌터카를 중고차로 처분해 올린다. 코로나19와 차량 반도체 공급난에 렌터카 수요가 늘어난 지금이 상장 적기로 판단했다는 평가다. 롯데렌탈은 상장 기대감을 더하기 위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청사진도 내놓았다. 자율주행 기업 ‘42닷’과 로봇 택시 사업 진출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도 협약해 전기차 배터리 대여와 이동형 긴급 충전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업종 간 빅데이터 공유를 통해 차량 공유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놓았다.
롯데렌탈의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과도 연관된다. 대주주는 호텔롯데(47.06%)다.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가 가진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내년께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롯데그룹 지배 구조 개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렌탈의 재투자 금액이 생각보다 적은 점, SK렌터카가 AJ렌터카를 인수한 이후 롯데렌탈의 시장점유율 1위 자리가 흔들리는 점에서 불안한 시선도 나온다. 로봇 택시 등의 청사진도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라는 평가다. 그린카 역시 경쟁사 쏘카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한편 롯데렌탈 공모가는 4만 7,000~5만 9,000원으로 3~4일 기관투자가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