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샤워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국민청원 등장

폭염 속 온몸 땀으로 젖는데 샤워 금지 과하다 주장
예약 취소 증가…골프장 냉타월 제공 등 대책 마련

골프장 샤워 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한여름 골프 뒤 샤워는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 라운드를 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데 샤워시설 운영까지 금지한 것은 너무 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3일 오전 9시 50분 현재 이 청원에는 1,607명이 동의했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5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조치를 오는 8일까지 2주간 연장하면서 실내 체육시설뿐 아니라 골프장 등 실외 체육시설에서도 샤워실을 운영할 수 없도록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수도권 골프장에서는 라운드 후 샤워를 할 수 없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청원인은 골프장 샤워장은 동시 사용 인원이 적고, 칸막이 등으로 분리된 경우가 많아 3밀(밀폐·밀접·밀집)에 해당되지 않으며 야외 운동인 만큼 온열환자 방지를 위해서라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골프장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방역을 잘 하고 있고 골프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많은 시민들에게 정신과 육체의 위안을 제공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금메달 획득을 염원한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골프장 샤워 금지 조치 후 수도권 골프장에서는 예약 취소 요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 부킹사이트 엑스골프(XGOLF)에 따르면 4단계 발표 시 20%대였던 취소율은 샤워실 이용 불가 발표 이후 30%대로 높아졌다. 골프장들은 얼음물과 냉타월을 제공하고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물 없이 전신을 닦을 수 있는 일회용 샤워 타월을 이용하는 골퍼들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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