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은행 출범 이후 최초로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자본 확대에 따라 상품군이 다양해졌고 암호화폐 1위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잠정으로 3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분기 1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손실은 84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49억 원 손실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올해 상반기 외형 성장이 첫 분기 흑자 전환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상반기에만 400만 명의 고객이 늘어 6월 말 기준 고객 수가 619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증가 규모의 26배를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수신과 여신은 각각 7조 5,400억 원, 2조 1,000억 원 늘어 6월 말 현재 잔액 기준으로 수신 11조 2,900억 원, 여신 5조 900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 측면에서는 이자와 비이자 부문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순이자 부문에서는 상반기에 709억 원의 이익을 냈다. 아파트담보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도 이자 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비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52억 원 손실) 대비 137억 원이 증가해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 성장의 이면에는 암호화폐 거래 급증이 자리잡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 수요가 크게 늘자 국내 암호화폐 1위 거래소 업비트와 계좌 개설 제휴를 맺고 있는 케이뱅크에도 고객과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5월 중순 이후 암호화폐 가격 급락에 거래가 급감하면서 케이뱅크의 성장도 정체를 맞고 있다. 2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선 케이뱅크 고객은 월말 기준으로 △4월 537만 명 △5월 605만 명 △6월 619만 명 △7월 628만 명으로 집계됐다. 수십만 명씩 유입되던 고객이 7월에는 10만 명에도 못 미쳤다. 수신 잔액 규모도 5월 말 12조 9,6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1조 6,700억 원이 줄었고 7월에도 6,700억 원이 더 빠졌다. 요구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2분기 80%를 넘어서는 것도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신 규모도 증가세가 둔화됐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마무리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증가를 이룬 만큼 하반기에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추가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하반기에도 KT(030200)와의 컬래버를 통한 ‘스마트론’, BC카드와 함께 선보인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SIMPLE카드’ 등을 필두로 KT그룹과의 시너지 강화는 물론 CSS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에 집중해 디지털 혁신 기반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