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앱서 주식거래·자산관리...마이데이터 선점 경쟁 계속된다

서비스 도입 내년으로 연기됐지만
IBK기업은행, IBK투자증권 연계
주식·ETF매매서 투자정보 제공 등
계열사 시너지 기반 혁신경쟁 후끈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사진 제공=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자회사인 IBK투자증권과 손잡고 개인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아이원(i-ONE) 뱅크’에 주식매매, 투자 정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르면 올해 말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본격화를 앞두고 고객의 눈길을 선점하려는 은행 간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기업은행이 이날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는 아이원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고객이 IBK투자증권 계좌를 이미 갖고 있다면 IBK투자증권 앱을 열지 않고도 아이원뱅크 앱에서 주식의 매수·매도를 할 수 있게 된다. 관심 기업을 설정하고 기업의 주요 사업, 매출액, 매출 구성 등에 대한 투자 정보도 제공받는다. 증권 계좌가 없는 고객들은 아이원뱅크 앱에서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다. 기업은행 측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국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부터 제공할 예정”이라며 “마이데이터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계열사 간 상품·정보를 공유하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이 같은 서비스가 증권사와 은행 간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은행 앱의 이용자 및 체류 시간 증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지난해부터 주식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증권사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한 곳에서 조회·분석해주는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주식이 중요한 자산 관리 항목으로 손꼽히는 이유기도 하다.


기업은행 외에도 마이데이터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의 의무화에 앞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속속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금융 당국의 마이데이터 심사 중단으로 축소 운영해온 자산관리 서비스 ‘내자산연구소’를 다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내자산연구소에서 취급하는 금융 정보를 은행 외에 카드·증권·보험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 측은 “지난 7월까지의 내자산연구소가 버전 1이라면 8월에는 버전 1.2 정도로 개선하려고 한다”며 “매달 5일 고객에게 전달하는 ‘자금관리리포트’도 9월에 새롭게 출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이 준비해온 ‘무기’가 될 만한 서비스들은 12월이 지나고 나서야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가 고객의 정보를 가져오는 데 보안이 우수한 API 시스템의 활용을 의무화한 시점을 8월 4일에서 내년 1월 1일로 연기하면서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12월 1일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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