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덤비면 안 된다고 하던데요.”
공격 골프로 유명한 김세영(28)이지만 도쿄 올림픽 키워드는 ‘닥공(닥치고 공격)’보다 ‘안전’이다. 3일 대회장인 가와고에시 가스미가세키 컨트리 클럽(파71)에서 만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4위 김세영은 “코스가 꽤 길다. 2온 가능한 파5 홀이 많지 않고 두 번째 샷 때 6번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파4 홀도 좀 있다”며 “일본 투어를 쳐본 선수들한테 물어보니 그린을 놓쳤을 때 정확한 쇼트 게임으로 파를 하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무턱대고 덤비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는 4일부터 나흘간 열리며 개인전 시상만 있다. 박인비(33)·고진영(26)·김효주(26)와 함께 출전한다.
김세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당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선수였지만 이번에는 많이 다르다. 지난해 10월 메이저 우승(KPMG 여자 PGA 챔피언십)도 해봤고 우승 상금 150만 달러가 걸린 시즌 최종전(2019년 11월 CME 투어 챔피언십) 우승도 해봤다. 지난해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김세영은 “첫 올림픽 때는 뭔가 특별한 분위기에 압도돼서 그런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적당한 긴장과 편안한 마음 상태로 티오프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시즌 최종전 우승에 메이저 우승까지 높은 허들을 하나씩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에는 “여기에서도 마음먹고 점프를 한 번 해야 하나”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난 1일 전반 9홀, 2일 전체 18홀, 이날 후반 9홀을 돌아 코스 파악은 끝냈다. ‘닥공’은 일단 숨기겠지만 경기 상황과 당일 코스 컨디션에 따라 공격 본색을 드러낼 계획도 물론 있다. L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31언더파) 기록 보유자가 바로 김세영이다. 최종 라운드에 늘 빨간 바지를 입고 숱한 명장면을 남긴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은 “다행히 그린이 많이 튀지는 않는다”며 버디 파티를 살짝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