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의 마라톤 대회가 열릴 예정인 일본 삿포로시가 폭염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어 선수들이 극단적인 무더위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마라톤 경기의 출발지인 오도리공원이 있는 삿포로시 주오구의 전날 낮 최고 기온은 34.4도로 평년보다 7.2도 높았다. 같은 날 도쿄의 낮 최고 기온이 32.9도(지요다구 기준)였는데 이보다 1.5도 높았다. 도쿄의 폭염을 피하고자 일본 최북단 광역자치단체인 홋카이도의 중심지로 경기 장소를 옮겼지만, 오히려 더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마라톤 경기 당일도 폭염이 예상된다. 여자 마라톤은 오는 7일 오전 7시 홋카이도 삿포로시 도심에 있는 오도리공원에서, 남자 마라톤은 다음날 같은 시간 동일한 장소에서 시작한다.
기상청은 삿포로의 낮 최고 기온이 7일 34도, 8일 32도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같은 날 도쿄의 낮 최고 기온은 둘 다 32도로 예상됐다. 코스의 주변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기온 예상치만 보면 삿포로가 도쿄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삿포로는 도쿄보다 동쪽이라서 일출 시각이 20여 분 빠르다. 일본 기상청 삿포로 관구 기상대에 따르면 삿포로의 4일 낮 최고 기온은 마라톤 대회 당일과 비슷한 수준인 33도로 예보됐다. 삿포로 주오구의 4일 실측 기온은 오전 8시 28.6도, 오전 9시 29.5도였다. 예보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마라톤 선수들은 30도가량의 무더위 속에서 2시간 남짓을 뛰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마라톤 코스에 14군데의 급수 테이블을 설치하고 이 중 9곳에는 얼음주머니도 준비한다. 출발·도착지인 오도리 공원에는 얼음 욕조도 설치되며 경주 때 구급차가 선수들을 따라갈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도쿄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에서는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쓰러지거나 토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무더위로 인해 경기가 너무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