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암호화폐, 서부시대처럼 무법천지"

"투기적 시장…투자자 보호 못해
디파이 플랫폼 직접 규제해야"
의회에 '추가 권한' 승인 요구


게리 겐슬러(사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시장을 “무법천지”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단속을 시사했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무법천지였던 서부 시대와 흡사하다”며 “지금 우리는 암화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대부분이 투기적이며 가격 조작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감시망 밖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하는 시장 교란 행위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또 한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겐슬러 위원장은 SEC가 규제해야 할 대상 중 하나로 탈중앙화 거래 체계인 디파이(DeFi) 플랫폼을 지목했다. 암호화폐 거래가 이뤄지는 디파이 플랫폼을 직접 규제해 탈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디파이 플랫폼 등에서 암호화폐를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EC가) 의회로부터 추가 권한을 승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승인을 미루고 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SEC는 지난 2013년 첫 번째 비트코인 ETF 신청서가 제출된 뒤 조작과 범죄행위 우려를 들어 신청서를 반려한 후 줄곧 출범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ETF를 비롯해 현재 승인 심사 신청서가 제출된 가상자산 ETF만 11개가 넘는다.


다만 겐슬러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 조치 등을 감안할 때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의 경우 직원들의 검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겐슬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트코인 선물에 초점을 맞춘 ETF를 받아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선물이 아닌 현물에 투자하는 ETF를 선호하기 때문에 (겐슬러 위원장 발언을) 크게 환영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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