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학폭)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야산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광주의 한 고등학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학폭 가해자로 입건된 동급생 11명을 검찰에 넘겼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5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등 혐의로 구속된 A군 등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재학생 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나머지 9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지난 6월29일 오전 광산구 어등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B군을 오랜 기간동안 때리고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기절할 때까지 B군 목을 조르는 등 동영상에 기록된 가혹행위가 주요 혐의로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해당 동영상과 B군이 사망 전 남긴 편지 등을 근거로 경찰에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했다.

유가족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B군 사망 배경에 학폭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동급생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B군이 생전에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이들 동급생 11명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앞서 B군은 지난 6월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어등산 팔각정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교실에서 가해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B군의 모습이 찍힌 영상과 숨지기 전 남긴 편지 등을 근거로 학폭 의혹을 제기했다.

B군이 남긴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 관련 내용도 있었으나, '심한 장난을 말려줘서 고맙다'며 일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숨진 B군의 부모는 지난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을 마감한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B군 부모는 "6월 29일 화요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 받고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B군 부모는 "수년 간의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였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아울러 B군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지지치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달라"면서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학교 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