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및 실적 피크아웃 우려에도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전주 대비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지속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국내 증시가 한동안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3,200~3,320선을 제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지난주보다 68.04포인트(2.12%) 오른 3,270.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3,280.38까지 회복됐지만 지난 5일과 6일 연속으로 10.02포인트(0.31%)가 빠지며 결국 3,270선에서 마무리했다. 이번주 코스닥은 전주 대비 28.66포인트(2.78%) 상승한 1,059.80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8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 8,904억 원 규모를 사들이며 순매수 전환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만 4거래일 동안 총 1조 5,55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 9,869억 원어치를 팔았고 기관은 1조 4,206억 원어치를 사들었다. 외국인은 그동안 순환매 장세에서 소외됐던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했다. 이에 조정 기간이 길었던 삼성전자는 지난 8월 4일 8만 2,900원까지 올랐으며 SK하이닉스 역시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며 같은 날 12만 1,000원을 기록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휘두르는 규제의 칼날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당 규제들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와 투자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4일 9,122억 원까지 늘었다가 5일 681억 원, 6일에는 51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썬 중국만의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가뜩이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규제 소식으로 인한 추가적 자금 유출 가능성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미 경기지표 부진 등 경기 모멘텀 피크아웃 가능성 역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월 29일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5%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8.5%)를 다소 밑돌았다. 미국 7월 ISM 제조업 지수 또한 시장 전망치(60.9)보다 낮은 59.5를 기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기와 기업이익 개선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식 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코스피가 다음주 역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실적이 양호할 업종의 종목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현재의 양호한 실적, 미래 경기 우려, 정책 기대감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 확산을 증시 전반에 걸친 리스크로 인식하기보다 업종 관점에서 대응할 이슈로 해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꾸준할 백신 수요와 관련된 헬스케어 주식, 앞으로 진행될 서비스 분야 회복과 관련된 리오프닝주에 동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리 반등 국면에서 국내 증시가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예정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를 시작으로 물가 급등세 진정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고 가치주 상대가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경우, 코스피 역시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추가 고점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