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오아시스부터 컬리·쓱닷컴까지…새벽배송 빅3, IPO도 선점경쟁

['몸값 10조' SSG닷컴도 상장 추진]
"e커머스 업황 개선 속 밀릴수 없다"
막대한 설비 투자자금 확보 경쟁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상장적기 판단


SSG닷컴도 기업공개(IPO) 대열에 예상보다 빨리 합류한다. 새벽배송 경쟁 업체인 오아시스가 이미 주관사를 선정한 데다 마켓컬리도 IPO를 서두르면서 SSG닷컴 역시 상장 일정을 다소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새벽배송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IPO를 먼저 할 경우 시장 장악 효과도 클 것”이라면서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업황도 좋아지고 있는 만큼 상장 추진이 적기”라고 말했다. 약 4,800조 원(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평가되는 국내 e커머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머니게임에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배송에서 이제는 IPO 경쟁으로…의 전쟁 시작=신선 식품 새벽배송 업체들의 상장 추진은 결국 막대한 설비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배송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회복도 쉽지 않은 만큼 한편으로는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 유치, 다른 한편으로는 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IPO 일정이 가장 빠른 곳은 현재 오아시스다.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뒤 지난달 2일, 한국투자증권도 대표 주관사에 앉혔다. 상장에 좀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최근 유니슨캐피탈로부터 500억 원을 투자받는 등 누적으로 1,000억 원을 웃도는 자금을 모은 상태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업체 가운데 유일한 흑자 기업이기도 하다.


SSG닷컴도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준비하는 등 IPO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투자 유치 당시 5년 내 IPO 추진의 조건이 있었다. 5년이면 오는 2023년이지만 최근 e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데다 자금 조달 분위기도 좋은 만큼 IPO를 늦출 필요성이 없어졌다. 또 새벽배송 업체의 강자인 마켓컬리도 해외 상장 계획을 접고 국내 상장에 집중하고 있다. 주관사 선정 작업은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254억 원의 시리즈F 투자 유치를 끝내는 등 자금 유치는 순항하고 있다.


◇SSG닷컴,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상장적기=이마트(139480)는 6월 3조 4,000억 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신세계그룹은 e커머스 시장의 거래액이 24조 원(이베이코리아 20조 원)으로 껑충 뛰면서 네이버(30조 원)·쿠팡(22조 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이마트는 신선 식품 새벽배송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밀린다. 네이버는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살려 홈플러스와 GS리테일 등을 끌어들여 신선 식품 배송에서 협업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결제할 경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네이버포인트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쿠팡의 쿠팡프레시를 바짝 쫓고 있다. 이마트와 네이버가 반(反)쿠팡 연맹이라고 하지만 프레너미와 언제까지 손만 잡고 있을 수도 없다.


이마트는 SSG닷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이베이코리아의 약점으로 평가받는 신선 식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의 새벽배송은 2019년 6월 시작해 아직 전국 단위 망을 갖추지 못했다. 수도권 외에는 지난달에야 대전·청주·천안·세종 등 충청권 배송을 시작했다.


SSG닷컴 상장은 신사업 투자금이 필요한 이마트와 신세계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SSG닷컴 지분율 50.08%, 신세계는 26.84%를 보유 중이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기업가치 10조 원 기준 2조 원, 최소 1조 5,000억 원은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뿐 아니라 스타벅스 지분 17.5% 인수 등 돈 들어갈 곳이 많다. 이마트 성수동 본사에 대한 유동화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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