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자산운용이 미국 멀티패밀리(임대주택) 대출형 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5,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브릿지 인베스트먼트 그룹(Bridge Investment Group)의 블라인드 펀드 ‘브릿지 뎁트 스트레지스 펀드(Bridge Debt Strategies Fund) 4호’에 투자하는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로 연 9~11%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펀드 조성에는 국내 8개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다.
브릿지 뎁트 스트레지스 펀드 4호는 북미·중동 국부펀드 및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펀드로 모집 규모는 약 2조 4,000억이다. 향후 3년간 미국 주요 도시 멀티패밀리 대출채권 및 이를 기초로 한 상품에 투자할 예정이며, 펀드 자산의 50% 가량은 Freddie Mac(미국 정부후원기업인 연방 주택금융 저당회사)에서 멀티패밀리 선순위 대출을 기초로 발행하는 K-Deal 상품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발행된 4,200억 달러 규모 K-Deal의 누적 손실률은 0.004%로 매우 낮아 수익성 대비 안정적인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대주택’을 뜻하는 멀티패밀리는 낮은 공실률과 안정적인 임대 수익으로 과거 금융위기 당시 오피스·호텔·리테일 등의 자산과 비교해 가격 하락 리스크가 적은 자산으로 인정 받았다. 특히 해당 펀드가 집중 투자하는 중산층 대상 멀티패밀리는 현재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자산 가격 하락 없이 안정적 배당 수익을 내며 물류센터와 함께 코로나19 수혜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부동산 펀드에 한국 자본이 약 1/4 규모로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국내 기관 투자자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펀드 운용과 투자 기회에 있어 한국 기관 투자자의 발언권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B자산운용 대체투자 부문은 2016년 설립 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유럽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해 인프라·선박 등 50여 개의 해외 대체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운용자산(AUM)이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리츠본부장을 새로 영입하고, 블라인드펀드본부와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해 4개 본부 체제로 조직을 확대했다. 모회사 KTB투자증권(030210)의 뉴욕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6~8%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공모 리츠 펀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