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판매 중단에 금융사·금융당국도 난감

전금업 미등록...현황파악 어려워
KB국민카드 PLCC 출시 연기


식음료점과 편의점 등에서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인기를 끈 머지플러스가 돌연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금융사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이들은 사전에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지 않은 점을 알기 어려운 데다가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머지포인트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할 예정인 KB국민카드는 출시 계획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카드 측은 “협약식만 체결하고 아직 카드 출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률 검토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머지플러스가 전금업에 등록할 때까지 PLCC를 통한 카드 결제망으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겠다는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머지플러스의 연간 구독권과 연계해 이벤트 행사를 진행했던 하나멤버스와 토스도 난감한 분위기다. 하나멤버스와 토스는 머지플러스의 연간 구독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연간 23만 원에 해당하는 포인트 지급을 약속해왔다. 이번 서비스 중단으로 고객들이 이들 회사의 고객센터에 예정대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머지플러스와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한 게 아니라 머지플러스가 이들 회사의 포인트를 구매해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전에 전금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가 서비스 중단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도 머지플러스가 전금업에 등록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정확한 이용자 규모 등을 파악하는 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다. 상당수 고객의 환불 요청으로 최악의 경우 ‘먹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머지플러스는 미등록업체로 금융당국의 사각지대와 다름 없다”며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편의성만 내세운 채 위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점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