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25)의 그리스 프로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 이적설이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13일 한 매체는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리그 선수등록이 완료됐다며 “이재영과 이다영이 그리스리그에서 뛴다”고 전했다. 그리스 프로배구 팀인 PAOK 테살로니키 홈페이지에 등록됐으며, 각각 등번호 17번과 19번을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다영이 그리스 팀으로의 이적을 시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앞서 두 선수는 지난 2월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시즌 도중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다영은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터키 스포츠 에이전시 CAAN을 통해 공식화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재영과 함께 2021~22시즌을 앞두고 선수 등록을 한 뒤, 이다영은 그리스 팀으로 임대되는 과정을 거칠 듯 했다. 그러나 여론에 부딪힌 흥국생명이 결국 두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며 이재영과 이다영 모두 무적(無籍) 신세가 됐다.
이적 시 거쳐야 하는 절차도 다소 복잡하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학교 폭력 논란을 일으킨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재영과 이다영, PAOK 구단은 국제배구연맹(FIVB)에 소명 절차를 통해 직접 ITC를 발급받아야 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FIVB는 올해 ITC 발급이 가능한 기간을 여자부 9월 17일, 남자부 10월 1일 이후로 못 박았다. 따라서 이적이 진행되더라도 아직 계약할 수 없다.
이번 해프닝은 배구 팬사이트인 ‘발리볼박스’에 두 선수가 PAOK 테살로니키 소속으로 표기된 것 때문으로 보인다. 발리볼박스는 위키피디아처럼 모든 이에게 수정 권한이 있는 사이트다. 쌍둥이를 테살로니키 로스터에 올린 것도 구단 관계자나 선수 본인이 아닌 팬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3일 오전 발리볼박스의 PAOK 로스터에서 둘의 이름은 다시 사라졌다. PAOK도 “이재영과 이다영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며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
다만 쌍둥이가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해외 리그 이적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