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 삼성전자 사장들과 만나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이 출소 후 바로 사장단을 찾은 것은 삼성의 주요 업무 현안을 보고받고 신속한 투자 결정 등을 내리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저에 대한 비난·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출소한 이 부회장은 몸무게가 13㎏이나 빠지는 등 매우 수척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을 찾아 사장단과 함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삼성전자의 주요 부문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이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스스로 “큰 기대를 알고 있다”고 밝힌 만큼 국가 경제에 기여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 부회장 출소와 관련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재계에서는 20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설립 지역이 조만간 결정되고 삼성SDI의 미국 진출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또는 차량용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M&A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언급한 만큼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을 위한 법무부의 취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위기의 와중에 꽉 막힌 백신 수급과 관련해 이 부회장과 삼성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