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혼돈의 장세였다. 반도체 수급 이슈에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3,100선까지 주저 앉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지난해 3월 저점에서 그은 상승 추세선을 이탈하며 중장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내놓았다. 다음 주(17일~20일) 코스피 지수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지속 여부, 밸류에이션 부담 경감,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등을 기반으로 박스권 횡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전망치를 3,150~3,270 선으로 제시했다.
14일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03% 내린 3,171.29에 거래를 끝냈다. 주 초반 코스피는 3,260선에서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 주 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1.16%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번 주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국내 백신 수급이 지연됐고,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번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각각 5조 5,740억 원, 2조 180억 원 순매도했는데 이는 이번주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도(7조452억원) 규모를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다음 주 코스피는 눈높이 조정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6일 중국이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가 발표된다. 17일에는 미국의 7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이 발표가 예정돼 있다. 중국과 미국 모두 증가율이 반락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매크로 모멘텀 피크아웃 논란을 재차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 논란이 일단락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조정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투자자들이 경제지표에 실망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상반기 낮은 기저효과와 보복소비에 힘입어 경제지표가 매우 높았던 만큼 합당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근 박스권 장세 내에서도 향후 실적 전망이 우상향함에 따라 주가지수가 하방 경직성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됐다. 단기적으로는 신규 확진자의증가, 리오프닝 지속이 동시에 진행되며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을 넘어섰지만, 전국 주간 이동량은 7월 중순 이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면세점, 엔터·레저 업종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오는 19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발표될 계획이다. 그는 “지난 7월 말에 있었던 FOMC에서 추가로 파악할 만한 내용은 없겠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생각하는 테이퍼링 시점의 힌트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