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천장 없나?…반포주공서 55억 거래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권욱 기자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재건축 단지를 타겟으로 한 각종 규제가 시장에서는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140㎡는 지난달 21일 55억 원에 손바뀜됐다. 전 고가는 지난 6월 나온 52억 7,000만 원으로, 한 달 새 가격 오름폭이 2억 3,000만 원에 달했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 163㎡는 지난달 38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2월 나온 32억 5,000만 원이었다. 5개월 사이 가격이 5억 8,000만 원 뛴 것이다.


신고가 경신 행진은 서초구 외 강남 지역에서도 다수 나오고 있다. ‘압구정 현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과 함께 강남권 대표적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A㎡는 지난달 12일 28억 5,8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전 고가는 같은 달 3일 나온 28억 2,800만 원으로, 약 일주일 만에 실거래 가격이 수천만 원 올랐다. 이 단지가 위치한 송파구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아파트 매매를 하려면 관할 구청에 실거주 목적임을 밝히고 매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갭투자 등 투자 목적 매입이 불가능한 셈이다. 그럼에도 잠실주공5단지 등을 중심으로 잠실 ‘엘스’·'리센츠' 등 주변 단지에서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외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재건축 단지로 몰리는 수요는 꾸준하다. 압구정·여의도·목동 등의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난 4월 27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의 거래 현황을 서울경제가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의 65%가 신고가 거래(직전 최고가 포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에서 당시 신고된 거래는 모두 신고가였고, 여의도에서는 2건 중 1건이, 목동에서는 22건 중 14건이 신고가 거래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다수 나온다는 것은 본래 도입 목적이었던 시장 과열 방지 효과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노원구 등 서울의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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