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향해 “캠프들이 싸우면 중간에서 대표가 말려야 하는데, 대표가 나서서 캠프들과 싸우고 있다”며 “대표 리스크가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14일 페이스북에서 지난 6월 JTBC와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하며 “두 달 전 이런 코미디 같은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미리 얘기했었다”고 밝혔다. 인터뷰 영상에서 진 교수는 “지금 당이 TV조선 예능국처럼, 스타 의식이 너무 강해서 자기 개인 정치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한다. “원희룡 후보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자기가 기획한 예능 프로에 후보들 들러리 세우는 거죠. 그 서바이벌 게임에서 너희들끼리 서로 박 터지게 싸워라. 그 정글에서 살아나온 놈을 데리고 내가 대선에서 이겨 보이겠다. 뭐, 이런 이상한 컨셉. 정치를 일종의 컴퓨터 게임으로 이해하는 거죠.”라고도 지적했다.
진 교수는 “본인은 이게 당을 혁신하는 방법이라 굳게 믿을 것”이라며 “아는 게 그것 밖에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그것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위기는 시작됐다. 사방천지에 전선을 치고 돌아다니고 심지어 나한테까지 전선을 친다"며 “어쨌든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데, 최고위에서 결정하면 각 캠프에서 군말없이 따르는 게 옳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감정대립으로 흐르지 않게 각 캠프에서 쿨 다운 하고, 행여 오해가 갈등으로 번지지 않게 대표와 각 후보들 사이에 핫라인을 가동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로 상대의 '선의'를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가능하면 적당히 대표의 체면도 세워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진 교수는 “보수판 대깨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 캠프는 지지자들 쿨 다운 시키라”며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