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한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지금 제1야당만으로는 정권 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하고 제3 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연대할 의사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이날 안 대표는 짙은 남색 넥타이를 메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한 새로운 전진'이라고 적힌 뒷걸개를 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오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되었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최종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통합을 기대하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저와 국민의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지지층의 확대’를
가장 중요한 통합의 원칙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통합의 목적은 중도와 보수가 연합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권교체’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확산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처를 입혔습니다.
단지 합당을 위한 합당 또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지지층 확대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판데믹 극복을 비롯한
기후위기, 과학기술혁명, 미-중 신냉전 등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전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정권교체, 그래서 아주 중요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부패, 독선과 내로남불을
단호하게 심판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과거 기득권 양당이 반복해온
적대적 대결정치의 도돌이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 좋은 정권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정권교체의 과정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담대한 혁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국민들께 정권교체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확신을 드려야만 합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살 수 있는 삶의 틀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을 통합하고 초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대전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대선 이후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우리 정치는 이제 이념에서 실용으로, 대결에서 문제해결로, 과거에서 미래로 과감히 전환해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실용적 중도정당입니다.
국민을 통합하고 현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을 위한 국가대개혁과 미래 아젠다를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저와 국민의당, 많이 부족하지만
우리의 대한민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습니다.
다시, 미래를 향한 가파른 비탈길에 섰습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용기를 내어 걷겠습니다.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국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변화의 길을 찾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하는데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 우선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르고 당원 지지자분들과 함께 논의해서 길을 찾겠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지금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라면 어떤 분이라도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
△대선 전에는 야권에서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저는 정권 교체를 바라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원하는 그런 합리적인 중도층을 대변하고자 한다. 그리고 제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
△국민의힘의 어떤 면모 때문에 결렬을 결심했나.
-지금 제1야당만으로는 정권 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합리적 개혁을 바라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싶다는 중도층이 아주 많이 계신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대변해서, 그들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책화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면서 정당으로서 활동하고자 한다.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을 어떻게 보나. 합당 논의 초기에 영향을 미쳤을 듯한데.
-당내 갈등이란 게 당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렵다. 당내에서 갈등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윤 전 총장을 포함한 지금 제1야당 후보들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와 국민의당도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정권 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이준석 대표와 사전에 이야기를 나눴나.
-따로 말씀드린 적은 없다. 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본 적은 있다. 운외창천(雲外蒼天)이란 말이 있다.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밝은 하늘이 보인다. 지금 코로나19라는 구름에 대한민국 전체가 갇혀있고 국민들이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여기에서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절망을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희망을 만드는 정치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일각에서는 재보선 때 합당 약속을 스스로 깼다는 말도 있다.
-제 약속은 정권 교체다. 정권 교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을 드렸었다. 그래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야권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그런 통합을 주장했다. 그런데 당장 현실은 그렇게 하기 힘든 것이고 오히려 그렇게 되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낮아져서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