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 홍범도 장군 귀환에 눈물...불같은 의지에 총력 밤샘 외교"

박수현 수석, 홍 장군 유해 귀환 뒷이야기
"외교적 현실론은 文대통령 신념 못 넘어"
"30년 간 성사 안됐으나 文 강력히 요구"
"강경화 통해 보낸 친서가 확답 얻은 계기"
"文이 고려인과 관계 돈독히 한 것도 도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공항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실린 차량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번 광복절에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불같은 의지가 있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 의지로 외교 역량을 총동원한 결과 노태우 정부 때부터 30여년 간 얻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었다.


박 수석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이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올리고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이 가까워지면서 감동과 기다림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사를 준비하는 몇몇 기자님들은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고 감동적이다’ ‘가슴이 먹먹하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 수석은 그러면서 “사실 홍 장군의 귀환은 30여 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라며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된 역대 모든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사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방문을 앞둔 문 대통령도 홍 장군을 모셔오는 데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가지는 것은 당연했고 어찌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무였다”고 회상했다. 박 수석은 다만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해야 하는 청와대 외교안보팀과 외교부로서는 부담과 회의적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 당시 외교라인은 30여 년 동안 장군의 귀환이 성사되지 못했고 카자흐스탄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적극 추진하는데 조심스런 태도였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이어 “그러나 장군의 귀환이 쉽지 않다는 ‘외교적 현실론’은 문 대통령의 신념을 넘을 수가 없었다”며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와 지시에 외교라인은 총 비상 상태로 며칠 동안 밤샘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박 수석은 30여 년 만의 카자흐스탄 측 입장 변화는 ‘문 대통령의 불 같은 의지’와 ‘우리의 모든 외교적 역량’을 쏟아부은 결과라고 풀이했다. 박 수석이 인용한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정상회담에서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다행”이라고 말하자 홍 장군 유해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크즐오르다에서 서거한 홍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인물”이라며 "총사령관으로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고 내년이면 100년이 된다. 또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다. 한국 국민은 올해, 또는 늦어도 내년 100주년에는 홍범도 유해를 봉환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뜨겁다”고 토카예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홍 장군의 역사적 의미를 잘 알고 있고 존중한다. 외교·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이 이슈를 협의할 수 있도록 외교장관에게 지시했다. 양국 관계와 국민 간 교류 등을 감안해 이 문제가 내년 행사 때까지 해결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가을 ‘한-중앙아시아 포럼’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을 통해 토카예프 대통령 앞으로 또 친서를 보냈다. 이때가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유해 봉환에 대한 확답을 얻어낸 사실상 ‘결정적 계기’라는 게 박 수석의 설명이었다.


박 수석은 “현지 고려인들의 지지도 큰 힘이 되었다”며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 우리 정상으로는 최초로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고려극장을 방문하고 현지 고려인 동포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관계를 돈독히 한 것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 수석은 또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직접 맞이하는 문 대통령의 눈가에 맺힌 눈물은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의 감동과 진심이 담긴 환영의 표상”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끝으로 페이스북에서 “홍범도 장군님 만세! 광복절 76주년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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