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76원대…11개월 만에 최고치

7.3원 오른 1,176.3원에 마감
지난해 9월 15일 이후 최고

1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176원대로 마감하면서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계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원 30전 오른 1,176원 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5일(1,179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3원 내린 1,166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장중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한때 1,179원까지 상승해 1,180원선을 위협했다. 장중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9월 16일(1,181원 50전) 이후 최고치다.


외환시장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장악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발생하면서 달러 강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강달러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와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인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행진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100억 원을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에만 26원 90전 급등하면서 나홀로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 흐름이 진정돼야 환율도 진정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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