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강달러에 따른 환차익까지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15%,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23% 올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12.71%를 기록했지만 빅테크 종목이 몰려 있는 나스닥100지수는 15.28% 상승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7.81%, 코스닥은 2.35%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모두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 증시의 경우 더 많이 오르고 덜 떨어진 반면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더 떨어졌다.
이에 더해 서학개미들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챙기면서 실제로 더 좋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달러당 1,084원 73전이었던 원화 환율은 이날 1,176원 20전으로 마감했다. 달러 가치가 8.27% 상승한 셈이다. S&P500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SPY ETF)에 투자했다면 주가 상승률(17.5%)과 환차익을 더해 원화 기준으로 27.2%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특히 서학개미들이 집중 보유한 빅테크 주식들의 경우 테슬라와 아마존을 제외하고는 주가 자체로 고수익을 냈다. 서학개미들이 51억 달러가량 보유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연초 이후 주가가 10.3% 올랐으며 이는 원화로 환산하면 18.9%의 수익이다. 특히 알파벳과 엔비디아의 경우 각각 54.6%와 45.8% 뛰었으며 환차익까지 합치면 각각 67.4%와 57.9%의 수익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의 경우 연초 이후 주가가 2.4% 빠졌으나 달러화 강세가 이를 보전해주며 약 5%의 수익 구간이다.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주식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거 테이퍼링 이후 금리 인상 시기까지 달러화가 강세를 띠며 미국 증시가 나 홀로 강세였기 때문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해외주식팀장은 “미국의 출구 전략으로 글로벌 증시가 재연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미국 달러화 강세와 성장주 중심의 장세는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해외 주식으로의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