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업종에 투자할 때 업황보다는 밸류에이션을 보라는 조언도 내놨다.
19일 노무라증권은 ‘반도체 수출 사이클’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둔화될 수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가까운 시일 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달 국내 증시는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수가 큰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 업황이 이미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달에만 주가가 6% 이상 조정받으며 8만 원에 이어 7만 원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상황에 대해 정창원 노무라증권 한국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규제 등으로 인한 미국과 중국의 수요 부진과 반도체 공급 과잉,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테이퍼링 발표 등이 반영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수요 변동에 대응해 공급사들이 공급 일정을 통제할 수 있어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또 재고 수요와 반도체 부족 사태의 점진적 완화는 공급을 증가시켜 향후 몇 개월간 반도체 수출 호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6월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무라증권은 이 같은 수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져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5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에도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과거 5차례의 반도체 수출 주기 평균을 살펴보면, 한국의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정점에 다다르기까지 아직 4개월가량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반도체 종목에 투자할 때 밸류에이션을 보라고 조언했다. 앞서 정 센터장은 “최근 반도체 사이클에서 주가는 반도체 공급계약 가격이 오르기도 전부터 이미 밸류에이션 상단을 찍었고, 계약가격이 떨어지기도 전부터 주가가 기술적 밸류에이션 하단까지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업황의 바닥이나 정점을 예측하기보다 밸류에이션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 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