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위협에 달러 썰물…외화예금도 지난달 9억弗 감소

당국 구두개입 약발 하루도 못가
환율 8.2원 오른 1,176.2원 마감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공식화에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긴축 발작 폭풍이 환율 시장을 요동치게 한 셈이다.


19일 원·달러 환율은 8원 20전 오른 1,176원 20전으로 마감했다. 최근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를 경계한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약발이 하루도 못 간 것이다. 다만 뛰는 환율에 달러가 비쌀 때 팔아두려는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환율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환율은 새벽 미 연준의 테이퍼링 소식이 들리자 전일의 낙폭을 되돌리며 1,180원대를 위협했다. 원화 가치는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외국인투자가의 증시 이탈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거주자 외화 예금은 줄어들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거주자(개인·기업)의 외화 예금이 921억 3,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9억 1,000만 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948억 3,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3개월째 감소세다.


특히 달러화 예금이 환율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7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126원 10전에서 지난달 말 1,150원 30전으로 24원 20전이나 상승한 바 있다. 기업(-2억 9,000만 달러)보다는 개인(-6억 2,000만 달러)이 주로 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예금도 원·엔 환율 상승에 따라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가 축소되면서 전월 대비 3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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