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한 시간 단축하기로 한 데 대해 자영업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두 달 이상 영업 제한 조치가 장기화한 가운데, 추가적인 매출 급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단체는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정부 규탄 차량 시위까지 검토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20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 비대위)는 20일 정부의 거리두기 연장 방안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부터 1년 6개월 넘게 정부의 방역수칙을 준수한 결과 64조 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특히 집합금지와 집합제한 등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 제한을 당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오후 9시 영업 제한으로 더욱더 강한 규제는 지금의 정부가 자영업자를 더 이상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영업자 비대위는 "코로나19 확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자영업 시설만을 규제하는 기존의 거리두기를 철회할 것과, 그 중에서도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연장을 강하게 주장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본이 기존 4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영업시간을 21시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다는 것은 조직화되지 못한 자영업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 자영업자 비대위 관계자는 오후 6시 이후 접종 완료자 2인을 포함한 4인 모임 허용에 대해서는 "9시까지 영업 제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제시한 거 같은데, 업종마다 상황이 달라 영업이 어떤 영향일 미칠지 파악해봐야 겠다"면서도 "돌파 감염이 빈번하다는데, 결국 방역 차원에서는 무슨 효과가 있을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에 대해 다시 한번 조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앞서 자영업자 비대위는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도심에서 차량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등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대표가 지난 6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정부가 백신 수급 및 접종률 향상에 실패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책임을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했다"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및 21시 영업 제한, 비수도권 3단계에 조치를 강행할 경우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비대위 지부장 중심으로 전국 단위 정부규탄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도 이날 호소문을 통해 "이번 연장 결정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면서도 "외식업사업장들의 피해는 지속되고 영업손실은 커질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신접종 완료자 2명 포함 4인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한 결정은 환영하지만,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 제한하는 단축조치는 외식업주들에겐 너무 일방적이고 과한 처사"라며 "정부와 국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영업손실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실질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영업손실보상금 추가재원 마련에 당장 착수하길 정부당국에 강력하게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