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로 ‘역대급’ 실적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LG전자가 올 상반기 글로벌 전 지역에서 두 자릿수의 매출액 성장을 달성했다. 연일 적자를 기록하던 모바일(MC) 사업을 떼어냄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며 장기적인 수익 개선의 발판이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LG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상반기 34조 9,2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25조 2,602억 원) 대비 38.3%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21.4% 증가한 것을 포함해 북미(61.6%), 유럽(64.4%), 아시아(22.5%), 중남미(49.8%), 중동·아프리카(27.6%), 중국(35.9%), 러시아(34.8%) 등 전 지역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눈에 띄는 점은 선진 시장으로 불리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매출액이 대폭 늘고 그 비중 또한 높아졌다는 점이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8조 1,828억 원, 6조 1,11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해당 지역에서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북미와 유럽의 매출 비중은 35%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수요가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의 경우 LG전자의 가장 큰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유럽 올레드 TV 시장은 올해 252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지난해(165만 7,000대) 대비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인 LG전자는 올해 유럽에서만 연 매출 1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는 또 북미 지역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4월 미국 테네시에 있는 세탁기 공장에 2,050만 달러(약 229억 원)를 투입하는 등 폭증하는 가전 수요에 대비한 증설 작업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테네시공장은 연간 120만 대의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측은 “최근 미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시작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며 해외 펜트업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