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 경기회복 둔화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시화 등 다중 악재로 국내외 증시가 연일 급락했다. 3,100선을 내준 코스피가 이제는 3,000선마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자 전문가들은 시장 지배력과 재무 건전성, 이익 안정성 등을 고루 갖춘 이른바 ‘퀄리티 주식’으로 투자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퀄리티 주식’이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퀄리티 주식은 선진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18.6% 수익률을 기록하며 지수 평균(15.8%)을 웃돌았고 신흥국 시장에서도 올해만 5.8% 상승하며 지수(-0.7%)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퀄리티 주식은 독보적 사업 모델과 이에 기반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가진 주식으로 소위 건실하고 튼튼한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상장 종목 중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순영업자산 증가율, 레버리지 등을 수치화해 ‘KRX스마트퀄리티지수’를 공표한다. 이 지수는 효성티앤씨와 한솔케미칼·SK케미칼·농심·대한유화·금호석유·휴젤·아프리카TV·BGF리테일·리노공업 등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삼성KODEX퀄리티PLUS △한국투자KINDEX스마트퀄리티 △삼성KODEXMSCI퀄리티 등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퀄리티 주식의 특징은 업종과 무관하게 ‘이익의 질’에 집중하는 점이기에 ETF를 통해 투자하면 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KRX스마트퀄리티지수와 같은 방식으로 시가총액 3조 원 이하 종목 가운데 솔브레인과 효성첨단소재·천보·티씨케이·LX세미콘·한미반도체·클래시스·덕산네오룩스·NHN한국사이버결제·유진테크·쿠쿠홈시스 등을 중소형 퀄리티주로 추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실적에 기반한 자체 방법론을 통해 변동장의 대피처가 될 주식으로 일진머티리얼즈와 영원무역·덕산네오룩스·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선정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장의 대피처는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 실적이 받쳐주는 중대형주”라며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 표준편차가 작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지난 3년 평균 대비 높은 종목, 동시에 지난 3년 대비 올해 예상 매출이 성장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ETF를 통해 해외 퀄리티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다. ‘iShares MSCI Quality Factor ETF(QUAL)’의 경우 부채 비율이 낮고 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미국의 130개 종목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4.80%)과 나이키(4.08%)·마이크로소프트(3.58%)·애플(3.57%)의 비중이 높다. ‘Invesco S&P 500 Quality ETF(SPHQ)’는 수수료가 좀 더 저렴하고 헬스케어 및 정보기술(IT) 섹터의 비중이 높다. 애플(5.60%)과 마이크로소프트(5.48%)·프록터앤드겜블(4.59%)·JP모건(4.57%)·비자(4.43%) 등을 담고 있다. 유럽 퀄리티 주식 ETF인 ‘iShare MSCI Intl Quality Factor ETF(IQLT)’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홀딩스(4.43%)와 스위스 제약사 로슈홀딩스(3.84%),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3.28%),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2.57%) 등으로 구성됐다.
이신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퀄리티 주식의 강세는 주주 환원율이 높은 주식의 선호 현상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주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경기 확장세 둔화 국면에서는 방어주와 더불어 퀄리티 주식이 상대 강세를 나타내는 만큼 경기 정점 우려로 시장이 불안정한 현 상황에서는 퀄리티 주식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