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에도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운영해달라고 요청하고 지역 농협에는 준조합원·비조합원에게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 은행만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할 경우 가계부채의 ‘양과 질’ 모두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13일 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2배 수준에서 1배 수준으로 낮추라”고 은행권에 권고했고 은행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갈 수 있어 이를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또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 비해 높아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한다. 가계부채 총량은 총량대로 늘고 대출자의 부담은 부담대로 늘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대출 목표치를 초과했거나 근접한 저축은행은 경영진 면담을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높은 부도율을 고려해 저축은행이 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하는 방안 등도 살펴보고 있다. 당국은 카드사 등 여신금융협회, 보험사 등 다른 2금융권에도 총량 관리 목표를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2금융권 중 지역 단위 농협에도 준조합원·비조합원에게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하라는 등의 보완을 요구했다. 앞서 지역 농협을 관할하는 농협중앙회는 20일 금융위원회를 찾아 전국 농·축협의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이후 조합별로 목표치를 설정해 운영하며 현재 60%인 DSR을 자체적으로 낮추겠다는 등의 관리 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농협중앙회의 계획이 미흡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이번 주 초까지 보완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