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 원).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5시께까지 달린 마라톤 접전의 최후 1인은 임희정(21)이었다.
3년 차 임희정이 데뷔 첫 우승의 기억이 생생한 ‘약속의 땅’에서 우승 가뭄을 씻었다.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시즌 6승의 ‘대세’ 박민지와 같은 조 대결에서 1타를 앞섰다.
하이원 리조트 대회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열리지 않았다. 임희정은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3타 차를 뒤집는 역전 우승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정선 바로 옆 동네인 태백 출신인 임희정은 KLPGA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대회가 바로 2년 전 이 대회였다. 그때 우승을 시작으로 시즌 3승을 몰아치며 스타 플레이어 대열에 올라섰다. ‘사막 여우’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 시즌 상금 순위 8위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던 임희정은 2019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통산 4승이자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날짜로는 672일 만의 우승이다. 우승 상금 1억 4,400만 원을 보태면서 시즌 상금을 약 4억 7,700만 원으로 늘린 임희정은 상금 순위 6위에서 4위로 올라갔다.
3라운드 경기가 악천후로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이날 3라운드 잔여 홀 경기와 4라운드 18홀 경기를 모두 치러야 했다. 임희정은 이날 28홀을 돌았다. 선두 이가영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임희정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였다. 2번 홀(파4) 보기 뒤 버디만 5개를 잡았다. 4언더파는 이날 출전자 중 베스트 스코어다.
임희정은 11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 샷을 280야드나 날린 끝에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3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넣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뒤 끝까지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1타 차 선두로 경기를 마친 임희정은 마지막 조 오지현, 이가영, 김재희의 버디 시도가 모두 실패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임희정은 “그동안 스트레스 때문에 원형 탈모증이 걸렸는데 이제 우승했으니 머리칼이 다시 나지 않을까”라며 기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을 계기로 큰 대회가 많은 후반기에 더 많은 우승을 거두고 싶다.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민지와 오지현, 허다빈, 신인 김재희가 10언더파 공동 2위로 마쳤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려 첫 우승 기대를 모았던 3년 차 이가영은 4라운드에 2타를 잃어 8언더파 공동 6위로 내려갔다. 공동 2위로 마칠 수 있었지만 마지막 홀에서 짧은 퍼트를 두 번 연속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