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뭐가 건전 페미냐” 저격글에 “악용 정치인 비판한 것” 댓글 답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자영업 비대위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선 예비 후보가 24일 자신의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문제 삼은 칼럼에 대해 “따끔한 비판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엘리씨가 기고한 ‘6일마다 데이트 살해당하는데…尹후보님, 뭐가 건전 페미입니까’라는 칼럼에 'sukye**'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달고 이같이 밝혔다.


이 글에서 엘리씨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페미니즘이라는 게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라고 한 발언을 도마에 올렸다.


엘리씨는 지인 남성이 살해한 여성 수, 살인 범죄 중 피해자와 범죄자가 연인 관계였던 경우 등의 통계를 들며 “후보님께 애당초 대한민국 사회가 남성과 여성 사이에 ‘건전한’ 교제가 상식적으로 가능한 판이었는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제에 앞서 죽지 않을 권리, 맞지 않을 권리, 스토킹 당하지 않고, 동의 없이 찍힌 성관계 영상이 인터넷 사이트에 업로드되지 않고, 가해자(성범죄자)가 올바른 형량을 받는 사회가 오기 전까지는, 후보님이 명명하신 ‘건전한 교제’의 달성은 요원해 보이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댓글로 “헌법 가치인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진정한 양성평등과 여성의 기회 보장은 작가님과 저의 공통분모”라며 “데이트 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성이 폭력의 위험에 불안해하지 않고 사회 활동에서 위축되지 않는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다만 작가님께 항변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며 해명을 덧붙였다. 그는 “제가 비판한 대상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악용하는 정치인이다. 저는 ‘피해 호소인’ 같은 망측한 용어가 다시는 등장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이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건전한 교제가 어렵다는 지적에 작가님께서도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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