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태릉 주택공급, 교통대책 없으면 협조 않을 것”

정부 6,800세대 공급 계획에 입장문 발표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 등 교통대책 촉구
"5,000세대보다 높지만 구 요구 반영돼" 평가

정부는 25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태릉골프장과 과천정부청사 부지 관련 주택공급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 8월 13일 촬영한 태릉골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는 25일 정부가 발표한 태릉골프장 부지 주택공급 계획과 관련해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가칭) 신규 건립 등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추진 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원구는 이날 ‘국토부, 태릉골프장 주택 공급 발표 관련 노원구 입장문’을 통해 “노원구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효과적인 교통대책 마련 병행을 강조했다.


노원구는 정부가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6,800세대를 공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우리가 요구했던 5,000세대보다는 높지만, 이 정도의 저밀도 개발이면 노원구 요구가 상당부분 반영되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6,800세대는 정부가 당초 계획한 1만세대에서 3,200세대가 줄어든 규모로, 개발 밀도는 1ha당 193명에 해당한다. 노원구는 “인접한 갈매 역세권(198명/ha), 중랑구 양원지구(218명/ha)보다 낮은 개발 밀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교통대책과 관련해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을 거쳐 별내역까지 지하철 건설 및 화랑로 일대 획기적인 교통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원구는 “현재도 화랑로 일대는 상습정체 구역”이라면서 “인근 갈매지구, 별내지구에 이어 태릉골프장이 개발되면 이 일대 교통체증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토부 용역이 진행 중으로 향후 노원구와 서울시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노원구는 국토부 용역과 별개로 지난해 10월부터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용역을 통해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가칭) 신규 건립 등 효과적인 교통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원구는 “교통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으며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추진 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총 6,800세대 중 분양은 65%, 임대는 법정 최소한도인 35% 비율로 짓기로 했고 임대아파트의 50%는 노원구민에게 우선 배정한다고 밝혔다. 분양아파트에 대해서는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태릉골프장에 여의도 공원 크기인 약 24만㎡(8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태·강릉 앞 차도를 지하화하고 차도 위에 공원을 조성해 태릉골프장 내 연지복원, 기존 경춘선 숲길과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이어지는 서울 동북지역의 대표적인 힐링공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노원구는 또 관내 개발이 지지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총 3,1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대상은 하계5단지 아파트 1,500세대, 상계마들아파트 400세대, 희망촌 600세대, 상계1동 1,100번지 일대 도심복합사업 600세대입니다. 노원구는 “이 지역은 주거환경이 열악하여 주민들의 개발 요구가 끊이질 않았던 곳”이라면서 “국토부와 협력하여 차질없이 추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원구는 지난해 정부의 8·4 대책 발표 직후 태릉골프장 부지의 주택건설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불가피하다면 구민의 이익을 위해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 1만호가 아닌 5,000호 이하로 축소 △공공임대주택 법정 최소 기준(35%) 공급과 공공임대 및 분양주택 절반을 노원구민에 우선 공급 △사업부지 50%를 공원으로 조성 △지하철 6호선 태릉CC역 신설 △관내 노후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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