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3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7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올해만 43조원을 저출산 대책에 투입하지만 출산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1년 전 보다 0.03명 감소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1년 전보다 10%(3만300명)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3명으로 0.6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전년보다 0.08명 감소(-8.9%)한 0.84명으로 3년 연속 0명대이자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치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고 첫째아 출산연령은 29.3세이다.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3.01명이고 프랑스(1.83명), 미국(1.71명), 스웨덴(1.70명)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 다음으로 낮은 스페인(1.23명)과도 격차가 벌어졌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으로 147조원의 예산을 퍼부었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저출산 대책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고, 관련 없는 예산까지 포함된 경우도 있으며 사업 내용 변경으로 저출산 예산의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올해 저출산 대책에는 일반 산업기술인력 지원, 폐업예정 소상공인 지원, 에코 스타트업 지원 사업들이 포함됐다.
40대 초반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모의 연령별 출산율은 30대 초반이 78.9명으로 가장 높았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출산율은 각각 5.1명(-14.2%), 7.3명(-8.4%) 줄었다.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전년대비 0.1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3.8%로 1년 만에 0.5%포인트 올라갔고, 10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출생아 아버지의 평균 연령은 35.8세로 전년대비 0.1세 높아졌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 성비는 104.8명으로 1년 전보다 0.7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세종(1.28명)과 전남(1.15명)이 높고, 서울(0.64명)과 부산(0.75명)은 낮았다. 시군구에서는 전남 영광군(2.46명)과 전남 장흥군(1.77명)이 상위에, 부산 중구(0.45명)와 서울 관악구(0.47명)가 하위권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출생아 수 감소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6월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6월에는 전년대비 2.7%(591명) 감소한 2만1,526명을 기록했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6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4,391명으로 3.1% 증가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도 20개월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