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트·원티드랩 등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 투자자뿐 아니라 상장 주관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상장 전부터 진가를 알아보고 지분을 사들인 증권사(상장 주관사)들이 주관 수수료 말고도 짭짤한 지분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하나금융투자의 맥스트 투자다. 약 20억 원을 투자했는데 2년여 만에 300억 원가량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맥스트의 이날 종가는 6만 5,900원이다. 공모가 1만 5,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했는데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9년 주관사 선정 이후 맥스트 지분 투자에 나서 주당 4,077원에 49만 557주를 확보했다. 총 투자 금액은 약 20억 원. 이날 종가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지분 가치(상장 주선인 의무 인수분 제외)는 약 323억 원에 달한다. 당장 26일 보유 지분 절반의 의무 보유 확약 기간이 끝나는 만큼 수익 실현도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티드랩으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원티드랩이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면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원티드랩의 주가는 7만 500원.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원티드랩에 약 15억 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그 지분 가치가 86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날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젠셀은 대신증권이 2018년 10억 원을 들여 보통주 10만 600주를 들고 있다.
아직 공모가가 확정되지 않은 바이오플러스와 실리콘투·와이엠텍 주관사들도 짭짤한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이오플러스의 키움증권이다. 2018년 6월 10억 원을 들여 투자한 지분 가치가 공모가 상단 기준 65억 원을 넘어섰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KB증권은 와이엠텍에 10억 원가량을 투자했고, 삼성증권은 실리콘투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올 3월 8억 원을 들여 지분을 샀는데 공모가 상단 기준 지분 가치가 13억 원을 넘는다.
주관사들이 상장 전 지분을 취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의 자금 사정에 숨통을 열어주거나 기존 투자자 및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를 돕는 경우도 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관계자는 “벤처캐피털(VC)과 함께 10억 원가량을 상장 전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며 “중소형 IPO의 경우 수수료가 많지 않아 지분 투자로 더 큰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지분 투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상장 일정이 지지부진하게 연기될 경우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주관사가 공모가 대비 너무 낮은 단가로 지분을 획득해 단기간에 상장에 나설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이 이를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기관투자가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 접은 파나시아의 경우 주관사의 취득 단가가 낮은 점도 청약 열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1만 1,250원에 지분을 확보했는데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공모가는 3만 2,000~3만 6,0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