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다음달 미국 방문?…반도체 고급인력 채용은 본격 스타트 [뒷북비즈]

240조원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후 행보에 관심 쏠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중 백신특사 활동할지 눈길
3년내 4만명 고용약속은 반도체부터 시작하는 모습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다음 달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위한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4일 앞으로 3년내에 24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 분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보다. 우선 그는 국민적 기대가 높은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우선시하되 국내외 삼성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둘러보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점검도 빼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정 농단 재판은 가석방 출소로 끝이 났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재판은 진행 중이어서 대외 활동에는 상당한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로 재판이 휴정하는 다음 달 20일 전후 해외 출국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설이나 추석 연휴를 활용해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동에 시간이 걸리는 해외 사업장을 점검해왔다. 다만 행선지나 방문 목적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자로 보호관찰 대상이기에 해외 출국을 위해 법무부에 해외 출국을 신청하는 등 사전 프로세스가 필수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실제 출국을 결심할 경우 법무부의 심사 결과도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출국 없이 해결책 찾기 어려운 상황이나 행선지·기간 등 안갯속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재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해외를 향하게 된다면 국익과 경영 모두를 챙길 수 있는 곳이 행선지로 유력하다고 본다. 우선 꼽히는 곳은 미국 동부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긴 모더나 본사가 있는 지역이다.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요청했던 미국 행정부 관료들과도 접촉할 수 있는 지역이어서 5~6일에 불과한 체류 기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가석방 결정을 내렸을 때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기에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특사로 활동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모더나·화이자 등 제약사와 협상하는 데 물리적 제한이 있어 연휴를 적극 활용해 출국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8년 집행유예로 경영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을 때처럼 국내 주요 사업장을 점검하는 일정도 하반기부터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당시 이 부회장은 2018년 8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경기도 평택 사업장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 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를 하고 같은 해 9월에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종합기술원을 방문했다. 반도체부터 가전까지 전국의 사업장 곳곳을 누볐던 2020년에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려는 듯 임직원들과 소통에 나서며 결집을 꾀하기도 했다./이수민기자








인재경영으로 새로운 신화…“메모리·시스템·파운드리 모두 가능한 유일기업 되겠다”



한편 지난 24일 24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은 특유의 인재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천재 한 명이 20만 명을 살린다”는 선대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을 살려 인재 확보를 통해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3년간 4만 명의 고용 계획을 밝힌 삼성은 하루 만인 25일 삼성전자 DS 부문 기술&커리어(T&C) 포럼을 열어 인재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 DS 부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정은승 사장이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서 세계 곳곳에 있는 인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정 CTO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도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기회를 함께 찾아가자고 밝혔다. 그는 “1983년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시작할 때부터 변곡점마다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시장을 이끌었다”며 “삼성전자는 그간 도전으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가 모두 가능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중요한 결단과 실행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파운드리 사업은 경쟁사에 비해 업력이 짧지만 모든 기술 역량을 합쳐 고객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채용 포럼을 시작으로 고급 인력 채용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강해령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