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구글의 차기 스마트폰에 5세대(5G) 모뎀 기술을 공급한다. 5G 모뎀 업계 1위인 퀄컴과의 격차를 줄이려는 삼성전자와 퀄컴 의존도를 줄이려는 구글이 손을 잡은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 픽셀6에 삼성전자의 5G 모뎀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5G 모뎀 기술이 다른 회사 제품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티리어스리서치의 케빈 크리얼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5G 기술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이를 발판으로 퀄컴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아시아와 유럽에 판매하는 자사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모뎀 기술을 적용하지만 미국 판매용 스마트폰에는 퀄컴 기술을 사용한다. 퀄컴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퀄컴 모뎀 기술을 사용해온 구글은 새로운 픽셀폰이 이전 버전과 마찬가지로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모뎀 기술도 퀄컴 수준의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이 가능해진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도 로이터통신에 자사의 새 모뎀 기술이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구글은 퀄컴 의존도를 줄인다는 의지를 나타내왔다. 구글은 지난 2일 고가 모델인 픽셀6와 픽셀6프로에 장착할 프로세서 칩을 자체 설계했다고 발표했다. 중저가 모델에는 퀄컴 기술을 사용하지만 고가폰에는 다른 칩을 장착해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말이다.
삼성과 구글의 협력 소식에 퀄컴은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은 모뎀뿐 아니라 다른 기술도 중요하다”며 “밀리미터파 네트워킹에서는 여전히 퀄컴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