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예년보다 한 달 빠른 대표이사 인사를 내놨다. 올해 10대 그룹 사장단 인사 중 사실상 처음이다. 한화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기획 역량이 뛰어난 인사들을 대표로 내세웠다. 신임 대표이사 5명은 모두 ‘57세 용띠 클럽’이다.
한화는 한화시스템(272210)·한화솔루션(009830) 케미칼부문·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종합화학·한화저축은행 등 그룹 5개 계열사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중장기 전략 수립에 탁월한 인사를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내정된 5개사 대표이사들은 각 사 일정에 맞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한화의 5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모두 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 용띠다.
한화시스템 신임 대표이사로는 현재 방산부문장인 어성철 부사장(사장 승진)이 내정됐다. 어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사업본부장, 한화시스템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한화의 방산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강점은 신성장동력 발굴이다. 위성통신사업, 무인·스마트 방산 등 한화 방산 부문의 신사업 모델을 구체화한 일등 공신이다. 새 대표이사를 맞은 한화시스템은 도심항공교통, 우주항공사업 등 미래 사업 투자와 개발에 보다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연철 전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이사회 멤버로 남는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PO(폴리올레핀)사업부장인 남이현 부사장(사장 승진)이 신임 대표이사가 된다. 남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화종합화학(구 삼성종합화학) 출신이다. 석유화학 분야 전문성이 뛰어나고 글로벌 신사업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의 화학·에너지 부문 글로벌 전략통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가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수소 중심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한화큐셀, 한화토탈 등 대표이사를 지낸 김 사장은 글로벌 수소혼소·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사업 등 한화종합화학의 미래 전략사업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기존 박승덕 한화종합화학 대표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총괄로 이동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이구영 대표이사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이 대표이사 내정자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영업 확장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태양광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략적 마인드를 보유한 태양광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화저축은행은 금융전문가 홍정표 한화생명 전략부문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디지털 금융 부문 전문성, 사업 연계 강점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발굴해 한화저축은행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김성일 한화저축은행 대표는 퇴임 후 상근 고문을 맡는다.
한편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최 대표이사는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지속적인 매출·손익 개선, 개발사업 중심으로의 사업체질 개선, 풍력발전 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선제적인 인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