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버거웠던 250kg 쓰레기…산재 가까워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죽음

유족 측 노무사 “사망에 영향 줬을 것…산재 인정돼야”

사망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 앞에 붙은 추모 글./연합뉴스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가 생전 하루에 옮긴 쓰레기 양이 250kg에 준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노동자가 하루 동안 옮긴 누적 물량이 250kg 이상이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로 간주된다.


청소노동자 유족 측 권동희 노무사는 27일 고인이 근무했던 서울대 기숙사 925동에서 산재 판단을 위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조사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고인이 하루에 옮긴 쓰레기의 양이 250㎏ 이상인지 여부다.


지난 2018년 1월 마련된 고용노동부 '뇌심혈관계 질병 산재 인정기준 개선사항'에 따르면 노동자가 하루에 누적해서 옮긴 물량이 총 250㎏ 이상이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로 분류해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판단한다.


권 노무사는 "층별 쓰레기양 등을 조사한 결과 고인이 하루에 처리한 쓰레기는 250㎏에 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숙사에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도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사인은 심혈 관계 질환인 급성 심근경색이었다"며 "정신적·육체적 부담이 큰 업무가 사망에 영향을 끼친 산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는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청소노동자들이 필기시험과 회의용 복장 등을 강요당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노동부가 정한 업무 부담 가중 요인 가운데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권 노무사는 설명했다. 유족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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