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가수] 스트레이 키즈, 진짜 자신의 길을 찾은 소년들

스트레이 키즈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자신의 길을 제대로 찾았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강렬함으로 정통을 날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꾸준한 자체 제작으로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얻은 결과라 더 값지다.


스트레이 키즈(방찬, 리노, 창빈, 현진, 한, 필릭스, 승민, 아이엔)는 23일 정규 2집 '노이지(NOEASY)'를 발매했다.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둔 전작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 '인생(IN生)' 이후 약 11개월 만이자, Mnet '킹덤 : 레전더리 워'(이하 '킹덤') 우승 후 처음 발표하는 앨범이다.


'노이지'는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으로 세상에 제일 시끄럽게 임팩트를 남기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특유의 당차고 패기 넘치는 모습이 가득한 주제다. 언제나 그랬듯 팀 내 프로듀싱 그룹 쓰리라차(3RACHA) 방찬, 창빈, 한이 앨범 작업을 주도했고, 다른 멤버들도 참여도를 높였다. 힙합, 댄스, 발라드, R&B 등 다양한 장르로 14개 트랙을 꽉 채웠다.


도입부부터 강렬한 타이틀곡 '소리꾼'은 제목부터 곡의 구성까지 판소리를 떠오르게 한다. 제목은 노이즈(noise)를 가진 '잔소리꾼'과 노래하는 '소리꾼'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로,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 떠드는 잔소리에 절대 기죽지 않고 할 말은 하며 줏대를 지키겠다'는 Z세대다운 메시지가 녹아 있다. 전통 국악의 화려하고 웅장한 소리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우르르쾅쾅쾅쾅', '빵빵' 등의 재미있는 추임새는 판소리의 추임새를 떠오르게 하고, 창빈의 랩은 판소리에서 공연자가 말로 연기하는 아니리가 연상된다.



/ 사진=스트레이 키즈 '소리꾼' 뮤직비디오 캡처

'소리꾼'의 퍼포먼스는 '킹덤' 경연 무대라고 착각할 정도로 스케일이 크다. 8인조 다인원을 활용한 독특한 대형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손을 사용하는 안무가 특히 많은데, 핸드마이크를 쓰는 한의 파트에서 다른 멤버들이 대신 마이크를 들어주는 독특한 연출도 한다. 두 팔을 포개 웃는 입모양을 표현한 안무와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퍼포먼스는 스트레이 키즈의 재치가 느껴진다. ‘퉤퉤퉤’라는 가사에 맞춰 침에 손을 뱉고 문지르는 듯한 포인트 안무는 가볍지만 임팩트는 가장 크다.


뮤직비디오는 영화 같은 스케일을 자랑한다. 도입부에서 창빈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실제 창빈의 모습으로 바뀌는 모습은 단숨에 몰입도를 높인다. 히어로물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연출이다. 도깨비불을 표현한 애니메이션도 신비함을 더한다. 남들과 다른 존재로 여겨지는 도깨비인 스트레이 키즈는 자신들과 같은 소리꾼들을 찾아 나선다. 궁궐 앞 스포츠카, 한복을 입은 사람들 틈 사이에서 현대적인 복장을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대비되며 이들이 시공간을 초월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북청사자탈, 풍물놀이 등은 한국적 색채를 강조한다.



스트레이 키즈 내 프로듀싱팀 쓰리라차(방찬, 창빈, 한)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레이 키즈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프로듀싱팀 쓰리라차다. '자체 제작돌'을 표방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개인이 아닌 프로듀싱팀을 꾸려 제작하는 그룹은 흔치 않다. 데뷔 때부터 거의 모든 곡의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쓰리라차는 스트레이 키즈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본인들이 가장 자신 있고, 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차근차근 빌드업하며 뚜렷한 색깔을 만들어나간 것이다.


'킹덤'은 이들의 재능과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매번 최선과 최고의 무대를 보여줘야 하는 경연에서 또한 쓰리라차가 전면에 나서 직접 작사, 작곡, 편곡을 했고 호평을 이끌었다. 무대만 잘 하는 아이돌이 아닌, 무대를 만들 줄 아는 제작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가치를 인정받은 스트레이 키즈는 밀리언셀러 등극까지 앞두고 있다. 신보 선주문량이 93만장을 기록한데 이어, 정식 발매 후 하루 만에 한터차트 기준 35만 5,946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자체 최고 성적인 전작의 판매량이 30만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해외 음원 차트까지 싹쓸이했다. ‘소리꾼’은 발매 이후 호주, 독일, 싱가포르 등 해외 52개 지역 아이튠즈 송 차트와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음원 차트 벅스 실시간 차트 1위, 바이브 국내 급상승 차트 2위 등(발매 당일 기준)에 올랐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았던 그룹이라 신곡을 통해 국내 차트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씻을 수 있었다.



스트레이 키즈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