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홍. 최근 친야(親野)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라는 뜻을 담은 줄임말이 유행이다. 무야홍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의 유행어 ‘무야호’에서 따온 말로 별의미 없는 감탄사에 가까웠다. 그런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무야홍도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월 2주부터 2주 간격으로 실시하고 있는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표된 8월 4주 조사에서 홍 후보는 8.1%로 전체 4위에 올랐다. 3.6%를 기록한 7월 2주 조사에 비하면 지지율이 두 배 넘게 상승했다. 범보수 진영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같은 기간 15.3%에서 20.2%로 껑충 뛰었다. 1위 주자인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는 8.4%포인트로 한 자릿수 대로 좁혀졌다.
이를 두고 후보 간 해석은 엇갈렸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역선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수 주자 2위 자리를 내준 최재형 후보도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 우리 당 특정 후보들에게 지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홍준표의 약진은 윤석열·최재형을 견제하기 위한 여권의 역선택’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홍 후보는 “우리 당 지지 취약계층인 20·30·40대에서 지지율이 급상승 했다”며 “확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네이버 검색량·유튜브 조회수↑
횡보하던 구독자 수도 급증가
정치권의 역선택 논란과는 별개로 홍 후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실제 증가했다. 검색어 분석 서비스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27일부터 한달 동안 검색어 ‘윤석열’, ‘홍준표’, ‘최재형’을 분석한 결과, 홍 후보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검색량에서 최 후보를 제쳤다. 그래프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로 합산하고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상대적 변화를 나타낸다. 홍 후보는 이달 초까지도 한 자릿수대 검색량을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윤 후보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17일 출마 선언 당시 기록한 검색량(27)에 버금가는 검색량이 지난 일주일 간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홍 후보는 지난 일주일 간 대전·전북·충남 등지를 돌며 민심 구애에 나섰는데 이같은 행보가 출마 선언 때와 비슷한 관심을 받았다는 뜻이다. 반면 윤석열·최재형 후보의 경우 출마 선언·입당 등 정치적 빅이벤트 이후 검색량이 우하향을 그렸다. 최 후보는 홍 후보에 검색량을 역전 당한 이후 8월 4주 대선 주자 선호도 추이 조사에서도 홍 후보에 추월 당했다.
홍 후보에 대한 극적인 관심 증가는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데이터 분석 및 통계 서비스인 녹스인플루언서를 통해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분석한 결과 홍카콜라 구독자 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다. 5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는 42.4만명에서 42.8만명으로 4,000여명 증가에 그친 반면, 7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는 42.8만명에서 45만명으로 2만2,000여명 증가했다.
조회수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28일 기준 홍카콜라의 최근 30일 조회수는 396만8,147회다. 이는 지난 30일(7월1~29일) 조회수 187만9,059회 보다 약 2.1배 증가한 수치다. 윤 후보의 유튜브 채널 ‘윤석열’의 경우 최근 30일 조회수는 88만9,974회다.
洪 “추석 전후 골든크로스”
尹에 대한 공세 한층 높일 것
홍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온라인 상에서 급상승하고 있지만 보수층 지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8월 4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중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3.3%에 달한 반면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6.8%에 불과했다. 또 열린민주당 지지층의 30.1%,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26.8%, 정의당 지지층의 15.4%가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만큼 역선택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집토끼부터 잡고 산토끼를 잡는 고전적인 선거전략과는 정반대 선거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추석 전후로 하여 골든 크로스로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즉, ‘집토끼’를 탈환하기 위해 윤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 높여갈 전망이다. 윤 후보를 가리켜 “보수 우파 진영을 궤멸시킨 사람”이라며 각을 세우는 이유다.
기사에서 언급된 여론조사들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