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무선 업데이트(OTA·over the air)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 영역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SW)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출시되는 제네시스의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GV60에 처음으로 차량의 통합 제어를 전제로 하는 펌웨어 무선 업데이트(FOTA)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제네시스 G90에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위한 OTA를 탑재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자체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도 올 하반기 함께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W 개발 역량을 하나로 집중시키기 위해 4월 현대엠엔소프트(내비게이션 SW), 현대오트론(제어기 SW)을 합쳐 현대오토에버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가 올해 채용 예정인 개발자는 수만 수천 명에 이른다. 현대자동차는 OTA 업데이트를 오는 2023년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OTA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2년에 세계 최초로 OTA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는 차량 성능 개선, 자율주행 기능 추가 등 광범위하게 OTA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다 OTA 업데이트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연구를 위한 머신러닝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 199달러를 내면 개선된 오토파일럿 기능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풀 셀프 드라이빙(FSD)’ 구독 서비스를 출시해 관련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테슬라의 성공 사례를 본 다른 완성차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OTA 업데이트 서비스를 시작한 BMW는 올해 말까지 250만 대를 대상으로 OTA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모든 전기차에, 도요타는 올해 출시하는 고급차에 한해 해당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GM도 2023년까지 전 차종에 해당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시장이 확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에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던 보쉬 등 기존 업체뿐 아니라 신생 소프트웨어 업체도 잇따라 참전하는 모양새다.
완성차 업체들은 커넥티드카 전환 가속화를 통해 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과 서비스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소프트웨어 리콜 비용 등 비용 절감 등은 덤이다. 시장 조사 기관 IHS는 “지난해 40% 수준인 OTA 업데이트 탑재 차량 비중이 2025년 79%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자동차 제작사가 OTA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2022년 약 35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OTA 서비스 적용이 확대되면서 보안 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는 전자 기기보다 보안에 취약해 해킹의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보안 역량에도 연구 및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