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2명의 여성을 살해한 강모(56)씨가 두 번째 피해자의 차량을 타고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준비 중인 경찰은 강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2005년 9월 차 안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성추행한 혐의(특수강제추행)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올해 5월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출소했다. 강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

37분경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다. 그는 도주하기 전날인 26일 오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여성을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송파구의 집에 유기했다.

이후 강씨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29일 새벽 3시경 서울 송파구의 한 주차장에서 두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피해자 차량에서 범행을 저지른 그는 해당 차량에 시신을 실은 채 송파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은 30일 중으로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강씨의 휴대폰도 포렌식 작업할 계획이다. 경찰은 강씨의 신상공개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강씨를 쫓던 경찰이 피의자의 자택을 적극적으로 수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경찰이 도주한 강씨를 쫓는 과정에서 첫 번째 피해자의 시신이 있던 강씨의 주거지 앞을 찾고도 수색은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 청장은 “(피의자의 집 수색이 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며 “현장 경찰관이 당일 3번, 다음날 2번, 총 5번 갔지만 주거지 안에 들어가지 못한 데는 법적·제도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찰관들이 적극적인 경찰권 행사를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경찰관 직무 집행 범위가 협소한데 경찰청과 협의해 제도적 검토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서도 최 청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경찰청장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범죄자에 의해 희생을 당한 피해자와 유족에게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10대 때부터 특수절도 등 혐의로 총 14회에 걸쳐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