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광고에도 반발하는 민심… '블소2' 사태에 기업 미래 위태

이름만 바꾼 유사시스템 재등장에
유저 반발●광고했던 유튜버 불똥
잇달아 사과방송 사태로까지 번져
'안티 엔씨' 확산에 신작 흥행실패
"차기작까지 이어질땐 생존 위협"

3115A16 유저

엔씨소프트(NC)에 대한 유저들의 반감이 심각하다. 워낙 ‘안티 엔씨’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일부 유튜버들은 자신의 채널에서 엔씨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사과방송’까지 내보내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작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이 철저히 외면 당하는 가운데 전방위로 안티 엔씨 여론이 확산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엔씨가 현재 개발 중인 기대작 ‘리니지W’까지 여파가 끼칠 경우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블소2·리니지W 등 엔씨의 게임 광고 계약을 체결한 유튜버들이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최근 잇따라 사과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리니지 유튜버로 유명한 ‘난닝구TV’는 블소2 광고 계약 취소를 알렸고, 리니지W를 홍보한 만화가 이말년(침착맨)도 해명방송을 했다. 유튜브 구독자들이 엔씨로부터 광고를 받았다며 거세게 항의한 데 따른 것이다. 유저들의 차가운 반응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 26일 공개한 침착맨 유튜브의 리니지W 홍보 영상의 경우 추천은 3,100명에 불과했지만, 비추천은 1만9,000명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사과하는 경우는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일부 대부업체 광고에서나 나타나던 일"이라며 "그만큼 엔씨 기업 이미지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는 올들어 리니지M, 트릭스터M 등 엔씨의 대표 게임들에 대해 쌓인 이용자들의 불만이 블소2 출시를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는 올초 유저들과 과도한 과금 유도와 보상안에 대해 마찰을 빚으면서 리니지M 불매운동에 겪기도 했다. 또 출시까지 한 차례 연기하며 공을 들여 지난 5월 출시한 트릭스터M은 “원작의 껍데기를 쓴 리니지”라는 혹평 속에 흥행에 실패했다. 여기에 지난 26일 출시한 블소2마저 “원작의 작품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리니지 아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블소2는 엔씨가 유저들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더욱 큰 후폭풍을 맞고 있다. 엔씨는 당초 블소2에는 리니지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아인’, ‘변신’ 등의 시스템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름만 바뀐 유사 시스템이 버젓이 존재했던 것. 유저들이 반발하자 엔씨는 출시 이틀 만에 서둘러 일부 시스템을 폐지했지만 이미 돌아선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적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이튿날인 지난 27일 블소2 매출은 8억 원에 불과했다. 전작인 리니지M·2M 첫날 매출이 각각 100억 원·70억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같은 날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인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라이징’은 3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엔씨의 근본적인 기업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리니지와 함께 엔씨의 양대 지식재산권(IP)인 블소의 흥행 실패로 IP 가치가 손상되면서 리니지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 출시될 리니지W 마저 외면당한다면 심각한 경영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있다. 리니지W는 김택진 CCO(최고창의력책임자)가 “24년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었다”고 소개한 게임이다. 게다가 리니지와 비슷한 방식의 게임인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게임인데도 블소2를 철저히 외면하는 것은 그만큼 엔씨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가 낮아졌다는 뜻”이라며 “과도한 결제 유도에도 엔씨 게임을 이용하던 게이머들이 이제는 대체재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엔씨 입장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엔씨 관계자는 “출시 이후 이용자 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 의견과 건의사항이 게임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