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암호화폐의 국가통화 취급은 현명치 못한 지름길"

엘살바도르에 이어 쿠바도
암호화폐 공식 결제 수단 인정
IMF, 공식 트위터 통해 강한 우려 표명
지난 7월 발표 보고서 재인용..."상당한 위험 따를 것"
플랜B "지나친 달러 패권 옹호" IMF 비판

/출처=셔터스톡

국제통화기금(IMF)이 비트코인을 공식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일부 국가들의 움직임에 다시 한번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IMF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등 민간 발행 암호화폐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암호화폐를 국가 통화로 취급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암호화폐가 국가 통화? 너무 나갔다(Cryptoassets as National Currency? A Step Too Far)’라는 제목의 글을 리트윗했다.(★디센터 관련 기사 참조: 비트코인을 국가 통화로? IMF "끔찍한 결말 초래할 것")


IMF가 ‘현명하지 못한 길’이라며 강한 어조로 암호화폐의 법정통화 채택을 비판한 배경엔 쿠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쿠바 중앙은행(BCC)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상업 거래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관련 서비스 제공업체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쿠바는 미국의 트럼프 전(前) 대통령 당시 대(對) 쿠바 경제봉쇄 조치로 달러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비트코인의 몸값이 상승했다. 암호화폐를 국가 차원의 공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것은 지난 6월 전세계 국가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에 이어 두번째다.


IMF는 암호화폐를 공식 결제 수단으로 쓰는 국가가 늘어나면 거시 경제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불법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 탈세 등에 사용돼 금융 시스템과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란 게 IMF의 기본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MF가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의 패권을 지나치게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플랜비(PlanB)는 트위터에서 "비트코인보다 현재 법정통화인 달러가 더 위험하다"면서 "끝을 모르는 (IMF의) 암호화폐 평가절하야말로 '현명하지 못한 지름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은 1971년까지 시행됐던 금본위제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 발행 수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금본위제 폐지 이후 무한정으로 공급되고 있는 미국의 달러가 오히려 글로벌 경제의 잠재적 리스크라는 시각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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