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비 요구액 5조4,800억엔…"GDP 1%넘을 수도"

역대 최고액 될 듯…대 중국 억지능력 제고 의도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가 31일 도쿄의 총리공관에서 방일한 존 캐리 미국 기후특사와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2022회계연도 방위비를 전년 대비 7% 늘어난 5조4,797억엔(약 58조 원)을 요구했다. 이에 일본의 방위비가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국내총생산(GDP) 1%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8월31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2022년4월~2023년3월) 방위비 요구 예산은 5조4,797억엔으로 2021회계연도 방위비인 5조1,235억엔보다 많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GDP 1%의 구애를 받지 않고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2일 자 미국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방위비를 GDP의 1% 이내로 억제해온 관행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위성은 이번 예산 요구액은 2022회계연도 명목 GDP 전망치 기준으로 1%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특히 2022회계연도 방위비는 연말 예산 편성 과정에서 요구액 대비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연말 예산 편성을 거치면서 방위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10년 연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준으로 여겨지는 GDP 1%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에선 방위비를 GDP 1%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일본의 방위비가 GDP의 1%를 돌파한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GDP가 크게 줄어든 2010회계연도 단 한 번뿐이다.


방위성은 2022회계연도 예산 요구 자료를 통해 "주변 각국이 방위비를 대폭으로 늘려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등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 유례없는 속도로 엄중해 지고 있다"며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방위성은 △우주, 사이버, 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능력 △바다와 공중 영역의 능력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 △기동 전개 능력 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방위성은 "방위 분야의 기술적 우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체제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 등의 연구 개발과 방위산업의 기반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는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