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진 퓨리움 대표 “조달 혁신제품 비중 높이면 벤처 세계 도약 발판 될 것”

코로나 스마트 안심방역 게이트 개발
창업 4년간 갖은 노력에도 매출 제로
조달청 혁신제품 선정되며 신뢰 쌓여
작년 매출 89억에서 올해 250억 목표
"조달 혁신 확대시 기업가 정신 고취"

남호진 퓨리움 대표

“지난 2016년 창업한 후 수없이 많은 제품을 기획하고 시제품을 만들었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9년 조달청 혁신 제품에 선정되며 신뢰가 쌓이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공공은 물론 민간까지 주문이 크게 늘었습니다.”


남호진(45·사진) 퓨리움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경제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정부가 조달 시장에서 1%가량을 벤처기업의 혁신 제품(서비스 포함)을 구매하도록 바꾼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옛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2009년 ‘대한민국 사물지능통신 기본 계획’ 수립에 참여한 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KT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창업 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출입구형 스마트 안심 방역 게이트를 개발했으나 시장의 신뢰가 없어 4년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자금난도 겪었다. 하지만 조달청의 혁신 제품으로 선정되고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며 성장의 모멘텀을 잡은 것이다. 그는 “조달 시장에서 혁신 제품을 일부 구매하면서 벤처기업들에 성장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며 “조달청 혁신 제품을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품목, 우수산업디자인상품(Good Design),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 개발 시범 구매 제품으로 선정돼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벤처·스타트업이 공공 시장에 대한 진입을 아예 시도조차 못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다행히 현 정부에서 조달 혁신 제도가 생겨 시제품 제작 비용 등을 지원받아 공공 시장에서 검증받고 민간은 물론 세계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과거에는 조달 시장에서는 안정성만 강조해 민간에서 검증된 것이나 대기업 또는 외국계 제품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퓨리움의 경우에도 조달 혁신 제품 선정을 계기로 중앙 부처와 기관,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공기업, 병원, 복지·문화시설 등에 500대 이상 안심 방역 게이트를 설치해 지난해 처음으로 89억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25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조달 혁신 제품을 쓸 경우 수의계약, 감사 면제, 평가에서 가산점 부여 등의 장점이 있다.




그는 “아직은 조달 시장에서 혁신 제품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메기 역할을 점차 하고 있다”며 “혁신 벤처 생태계 구축에도 도움이 되고 공공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예산 약 600조 원 중 140~150조 원 규모의 조달 시장에서 현재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 구매액이 1%에 그치고 있으나 이를 높여나갈 경우 우리 사회의 기업가 정신 고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남 대표는 조달 시장에서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테스트베드 역할이 커질수록 우리 기업과 연구개발(R&D) 생태계도 추격형에서 선도형 모델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중기부와 조달청 등에서 관련 협회 등을 통해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조달 혁신 제도 경진대회도 개최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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