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투자 바람이 거센 가운데 국내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된다. 해외 직접투자만 가능했던 탄소배출권이나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을 모아 투자하는 ETF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까지 10개가 상장된다. 최근 탄소 중립 테마주들이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ETF로까지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탄소배출권 관련 ETF 4종이 최근 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이달 말께 상장될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글로벌과 유럽의 탄소배출권지수를 추종하는 ETF 2종을 내놓고 삼성자산운용은 유럽, NH아문디운용은 글로벌 탄소배출권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각각 1종씩 내놓는다.
우선 신한자산운용이 출시하는 ‘SOL 글로벌 탄소배출권 ETF’는 IHS마킷 글로벌 카본 인덱스를 추종한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많이 직구하는 미국에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 ‘크레인셰어스 글로벌 카본 ETF(KRBN)’와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사실상 같은 상품이다. ‘SOL 유럽 탄소배출권 ETF’는 S&P탄소배출권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유럽 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럽연합 탄소배출권(EUA) 선물 가격을 따른다. 한편 신한운용은 최근 ETF 브랜드를 SMART에서 SOL로 변경했다. SOL은 ‘솔루션’의 첫자다.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을 예정인 KODEX유럽탄소배출권 ETF 역시 EUA 가격을 추종한다. NH아문디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 ETF는 ICE 글로벌 카본 선물 인덱스를 추종한다.
미국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면서 탄소배출권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KRBN은 현재 운용 규모가 7억 1,608만 달러까지 불었다. 올 들어 수익률은 50%를 넘었으며 지난 1년 수익률은 86%에 달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센터장은 “경기가 회복되면 공장 가동도 증가해 탄소배출권 가격도 상승한다”며 “연금 계좌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할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미래에셋·삼성·KB·신한·NH아문디·타임폴리오 등 6개 운용사가 동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ETF들은 거래소에서 7월 발표한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저탄소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다수 보유한 중대형 성장주들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편입 종목은 한화솔루션·에코프로비엠·동신쎄미켐·현대모비스·한국전력·삼성전자 등이다. 이 중 타임폴리오는 액티브 방식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ETF에 대한 심사 요청이 들어 오고 있다”며 “현재 여러 자산운용사들과 협의 중이며 심사를 거쳐 상장은 오는 10월께 동시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