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 온라인 혐오표현 심각…여성혐오 가장 많아”

인권위,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발표
여성혐오 80.4%, 남성혐오 72.0%…젠더갈등 심화돼
“정치인이 써서 문제라 느끼지 않아” 응답 크게 늘어
“차별 현상 굳어질 것”…부정적 전망 2년만 큰폭 증가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8명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혐오표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서 접한 대부분 혐오표현의 대상은 여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일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며 “대다수 응답자들은 온라인 혐오표현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이 증가했다고 답해 향후 사회적 갈등이 심해지는 것 등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온라인에서의 혐오표현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혐오표현을 접한 장소는 인터넷 뉴스 기사 및 댓글(71.0%)이 가장 많았다. 유튜브 등 개인 방송(53.5%), 커뮤니티 게시판(47.3%)보다 많은 응답자가 인터넷 기사에서 혐오표현을 접한다고 답한 것이다.



/자료=국가인권위원회


이들이 온라인에서 접한 대부분의 혐오표현은 여성(80.4%)을 대상으로 했다. 특정지역 출신(76.9%), 페미니스트(76.8%), 노인(72.5%)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를 접했다는 응답도 72.0%에 달했다. 온라인상에서의 젠더 갈등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것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정치인 등 유명인이 혐오표현을 써서 문제라고 느끼지 않게 됐다는 응답이 2019년(49.4%)에 비해 76.4%로 급증해 정치인·유명인들의 발언이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자료=국가인권위원회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응답자 중 과반 이상이 위와 같이 답했다. 또 향후 혐오 표현으로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며 차별 현상이 굳어질 것 등의 부정적인 전망도 2019년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온라인 혐오표현을 접하고도 대부분은 소극적으로 대처해 신고처리 절차 개선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응답자 중 73.8%가 혐오표현을 접한 이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거나 표현이 이뤄진 장소를 피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신고를 해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고(43.5%), 대처 방법을 잘 몰라서(20.0%) 소극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용이한 신고·조치 절차 마련(89.5%)’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디지털 리터러시 등 교육강화(87.5%), 관련 기구의 적극 심의·조치(87.3%), 사이트별 관련 지침 제작·게시(86.9%)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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