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새 역사 쓴 호날두, 11일 올드 트래퍼드 선다

PK 실축했지만 ‘머리로 2골’
WC 예선서 111골 최다 기록
아일랜드전 2대1 승리 이끌어
‘상의 탈의’ 세리머니로 경고
뉴캐슬전서 맨유 복귀 ‘신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일 월드컵 유럽 예선 아일랜드전에서 결승 골을 터뜨린 뒤 윗옷을 벗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알가르브=로이터연합뉴스

공이 골라인을 넘은 것은 5분 20초에서 21초로 넘어가던 순간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5분을 적용한 주심이 휘슬을 만지작거리던 그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의 극장골이 터졌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득점 기록을 새로 쓴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축구 아이콘’ 호날두가 110·111호 골을 폭발하며 축구 역사상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우뚝 섰다. 호날두는 2일(이하 한국 시간) 포르투갈 알가르브의 이스타디우 알가르브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A조 4차전 아일랜드와의 홈경기에서 0 대 1로 뒤진 후반 44분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충분히 극적이었는데 진짜 극장골은 6분여 뒤에 나왔다. 주앙 마리우의 오른쪽 크로스를 호날두는 문전에서 밖으로 나오다가 높이 솟아올라 정확하게 머리에 맞히면서 골망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전반 15분 페널티킥을 놓친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2 대 1로 역전승한 포르투갈은 3승 1무(승점 10)로 선두 질주를 계속했다.




/알가르브=EPA연합뉴스


이날 동점 득점 때 알리 다에이(이란)의 109골을 넘어 A매치 역대 최다인 110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신기록을 111골(180경기)로 더 늘렸다. 경기당 0.61골의 놀라운 화력이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151경기 76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 후 호날두는 “정말 기쁘다. 신기록도 그렇지만 우리가 함께 만든 특별한 순간 때문에 더 그렇다”며 “종료 무렵 2골은 동료들의 공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우리를 믿었다”고 말했다.


역전 결승 득점 뒤 호날두는 상의를 벗어던지고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때문에 옐로카드를 받은 그는 경고 누적으로 오는 8일 아제르바이잔과의 5차전에는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P연합뉴스

호날두의 다음 경기 결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내심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체력적 부담 없이 11일로 예정된 맨유 복귀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11일 뉴캐슬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경기를 통해 올드 트래퍼드 홈 팬들에게 인사할 계획이다.


2009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던 호날두는 12년 만에 맨유로 돌아왔다. 맨유는 지난 1일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라고 계약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옛 스승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과 ‘맨유 레전드’ 리오 퍼디낸드가 호날두의 복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호날두는 이날 등 번호 7번이 잘 보이게 대표팀 유니폼을 펼쳐 들고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그는 맨유에서도 예전처럼 7번을 달고 뛸 가능성이 있다.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호날두가 다시 입을 맨유 유니폼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눈독을 들이는 아이템이다. 호날두의 사인 유니폼 80벌을 구할 수 있는지 구단에 문의했다고 한다. 현지 매체들은 “여왕은 어느 분야의 누구에게도 사인 요청을 한 적이 없다. 호날두가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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