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게임 강제 셧다운 제도에 대한 정책 토론회가 2일 열렸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기존의 일률적인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자율 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게임 셧다운제 폐지가 맞는 방향이라는데 공감하는 한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국게임산업협회 후원으로 ‘게임 셧다운제 검토를 위한 여야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적인 관점에서 게임 셧다운제 폐지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일률적인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좋은 정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당시 반대의견에 전근대적이고 국가주의적이며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일률적 게임 셧다운제에 대해 “국가후견주의 개념에서 나온 정책”이라며 “가정의 교육권과 청소년의 인권을 고려했을 때 헌법이 허용할 수 있는 국가후견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인권 주체”라며 “보호라는 이유로 과도하게 자율성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 자율화가 이상적이지만 가정에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오프-인(사용자가 요청할 경우 사용 제한) 방식을 혼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 폐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제도 보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학부모 단체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하더라도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게임 이용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부모들이 게임을 잘 모르니 무조건 못 하도록 막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임 유튜버 G식백과 김성회 씨는 “게이머를 계몽의 대상으로 보지 말라”며 “선택적 셧다운제 역시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 역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선택적 셧다운제의 운영을 내실화 하겠다지만 실상은 ‘고도화’일 수 있다”며 “과거에도 셧다운제가 도입되면서 대형 게임 제작사만 살아남고 중소 게임 제작사는 생존을 위해 허덕였다”고 부연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후 제도 보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청소년들을 미디어 과의존에서 어떻게 보호할 지 고민이 크다”며 “정책 고민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