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난 당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구조를 도왔다며 백악관에 애타게 구출을 요청했던 아프간 통역사가 도움을 거듭 호소했다.
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통역사 모하메드는 이날 '폭스 앤드 프렌즈'에 전화로 출연해 "저와 제 가족을 잊지 말아달라. 지금 아프간은 매우 힘들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년 전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이 동료 존 케리, 척 헤이글 의원과 아프간에 왔다가 눈보라로 블랙호크 헬기가 불시착하자 이 통역사가 미군의 구조작전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이틀 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36세이던 모하메드는 미 육군 통역사로 복무했고, 82공수사단과 함께 험준한 계곡 등에서 100여 번의 총격전에 참여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는 미군의 카불 공항 대피 작전 때 공항으로 갔지만 자신을 제외한 가족은 입장이 불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특별이민비자(SIV)를 신청했지만 일하던 업체에서 필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절차가 중단됐다. 결국 대피를 원했지만 그러지 못한 많은 아프간인 중 한 명이었던 셈이다. 그는 WSJ에 "대통령님,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십시오. 저를 잊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모하메드는 이날 방송에서 탈레반이 그를 찾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내 전화번호나 어떤 정보에 의해 날 찾는다면, 그건 그들에게 너무 쉬운 일인데 그리되면 날 죽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난 집에서 탈출할 수 없다. 우리나라 모든 유권자가 그렇지만 나와 내 아들만 여권이 있다. 다른 가족은 없다. 다른 나라로 가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모하메드는 아내, 4명의 자녀와 함께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군 대피 작전을 거론하며 "그들은 나와 가족을 남겨놓고 떠났다. 나처럼 다른 사람들도 남겨놓고 떠났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어서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미국에 배신감도 느꼈다고 한다. 다만 그는 미군을 도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같은 모하메드의 소식이 알려지자 미 참전용사들이 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31일 "그가 고용주와의 복잡한 관계로 비자 절차를 끝내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며 "우린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찾아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아프간 조력자를 빼내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를 구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인 실장은 언론에 나온 모하메드라는 이름은 가명이라고 밝혔다.